반응형
글로벌 물가 여건
금년 들어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었다. <그림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두바이유 가격(월 평균 기준)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20달러대까지 하락하였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80달러를 넘어서기도 하였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 증가에 기인한 바도 있지만, 공급 측면의 영향도 상당 부분 작용하였다. 금년 상반기 중에는 OPEC의 감산 등으로 세계 원유생산이 약 4%(전년동기대비) 감소하였고, 하반기에는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로 미 멕시코만 지역의 원유 생 산이 중단되기도 하였다.
주요 금속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는 데 여기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생산국들의 조업 중단, 운송 차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의 2배 수준까지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은 중국 건설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등으로 코로나19 이전에 근접한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한편, 국제 식품가격도 곡물가격을 중심 으로 큰 폭 상승하였다. 곡물가격의 경우 미국, 러시아, 캐나다 등 주요 생산국들의 이상고온, 가뭄 등 기상악화에 생산비 상승, 물류 적체 등이 겹쳐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물류 적체의 경우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한 가운데, 수에즈 운하 폐쇄, 주요 항만의 물류 처리 및 내륙 수송 지체 등으로 운송 지연이 전반적으로 심화된 데 따른 결과이다. 특히 8월에는 세계 3대 항만 중 하나인 닝보-저우산항이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폐쇄되었고, 9월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닝보-저우산항과 상하이항(세계 최대)이 폐쇄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트럭 및 철도 등 육상 운송 부문 의 인력·인프라 부족으로 입항된 화물이 신속하게 반출되지 않아 LA와 롱비치 등 주요 항만 내 화물 적체와 컨테이너 회수 지연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하역, 선박 회항, 컨테이너 의 반출·회수가 크게 지체됨에 따라 외항화물 운임(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 기준)이 2020년말 대비 2 배 이상의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한편, 반도체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공급 부족이 일부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상기 국제원자재에 비해 시스템 반도체의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TSMC의 발표 에 따르면 금년 말과 내년 초 경에 공급가가 10~20% 인상될 예정이므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요인이 존재한다.
국내 파급
전술한 글로벌 요인들은 원재료 및 중간재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4>는 금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국제원자재, 물류 적체, 기타로 구분하여 각각의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다. 동 분석에 따르면, 2021년 1~3분기 평균을 기준으로 볼 때 국제원자재(석유류 포함) 가격의 기여도(전년동기대비 기준)는 0.8%p 내외로 추정 된다. 글로벌 물류 적체의 경우 기여도는 평균 약 0.4%p로 그 영향이 연중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종합적으로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가운데, 물류 적체도 상당한 영향 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스템 반도체 수급불안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 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자제품 등 내구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관련 제품 가격이 예년에 비해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금년에는 대체로 예년과 유사한 상승폭을 보였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생산차질과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겹쳐 가격이 급등하였으나 우리나라는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망 및 리스크 요인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각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 생산 감소와 물류 적체가 맞물린 데 따른 결과로 요약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의 제약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러한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국제기구 및 전망기관들의 경우에도 공급 능력이 회복되면서 국제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던 유가는 금년 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 하고, 주요 금속가격 또한 대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의 경우 이상고온과 가뭄 등이 가격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주요 생산국의 기상조건이 예년 수준을 회복한다면 어느 정도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당분간 공급 부족이 지 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TSMC가 발표한 가격 인상폭(10~20%)을 감안할 때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판단된다.다만, 단기적으로 생산 및 물류 측면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각국의 생산 능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인데다 연말· 연초 소매판매 증가로 물류 적체가 누증될 소지가 존재한다. Wall Street Journal의 전문가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은 2022년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공급 측면에서의 제약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는 부정적 공급 충격 발생 시 생산 확대와 적시 공급을 통해 이를 완충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 히, 원유의 경우에는 2020년 이후 생산(upstream) 부문의 투자가 감소하여 공급 여력이 축소된 상 황이므로 재난이나 한파 발생 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일부 투자은행들은 공급 능력 부족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와 관련된 전개 상황도 리스크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 특히 의학적인 위험도가 높 고 추가 백신 개발이 필요한 변이가 발생한다면,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례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직후, 수요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브렌트유 가격(22.1월 인도분 선물)이 전일대비 11.6%(11월 26일)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러한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백신 등 변이에 대한 대응체계가 정비된 이후 회복 국면에서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부터 최근까지의 상황을 보면,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단기적으로 경기가 위축되었지만 백신 확보에 성공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생산 및 물류 부문에서 차질이 발생하였고, 이것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따라서 향후에도 이와 유사한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면서 대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f.
[KCMI] 최근 글로벌 물가 여건과 리스크
'[ Summary ]' 카테고리의 다른 글
[KCIF] 주간 OPINION (12.6~12.12) (0) | 2021.12.14 |
---|---|
[KISDI] 미·중 데이터 패권 경쟁과 대응전략 (0) | 2021.12.10 |
[MKE] 소비 권력을 꿰뚫는 키워드 15 (0) | 2021.12.08 |
[KIEP]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리스크와 대응방안 (0) | 2021.12.05 |
[KCMI]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동향과 규제 논의 (0) | 2021.12.05 |